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벤헤루

성배전쟁AU - 약속 벤자민은 오늘도 눈을 떴다. 다시는 오고 싶지 않던 땅이다. 강제로 불려 나왔고,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도 알았다. 그것이면 충분했다. 너무 많은 걸 알아야 이미 죽은 몸이고 너무 많을 걸 알려봐야 그에게 나쁜 추억만 안겨주는 꼴이니까. 지킬 수 없었던 약속은 약속으로 남겨두는 편이 모두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다. 힐다, 마스터에게는... 나는 지독히도 말을 듣지 않았다.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이라도 열심히 일할 걸 그랬나? 지금 후회해 봤자 늦은걸. 멋대로 다니는 걸 싫어하겠지만 조용히 빠져나왔다. 말을 타고 정처 없이 달렸다. 힐다는 벤자민에게 그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. 알고 있는 거다. 곧바로 그에게 찾아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걸. 말도 벤자민의 마음을 아는 듯 힘차게 달리지 않고 .. 더보기
고록 - 나만의 헤루안이 되어줘요 '이 세상에 장부로 태어난 이상 사나이가 한번 마음먹었다면 실행에 옮겨야 하는 거다.' 보잘것없는 시골 귀족이던 집안을 풍비박산 내고 기사단에 들어왔을 때부터의 내 좌우명이었다. 그래, 벤자민 스크랜튼 가자! 라고 마음먹은 지 십분. 나는 아직도 내 숙소보다 더 익숙한 발코니 앞에 서서 망설이고 있다. 세상에 그렇게 혼나면서도 마구 뛰어내리고 몰래 오르던 곳인데 이렇게 높아 보일 줄이야. 만약 이 세상에 마법이 있다면, 분명히 어딘가의 사악한 마녀가 내 마음속의 부단장님과의 거리를 한 100km쯤 벌려놓은 것 같다. 난간에 손을 뻗기를 몇 차례. 차마 풀썩 뛰어올라 당당하게 마음속의 말을 전할 낯은 안 된다. 커튼 너머로 흐릿하게 그의 그림자가 비친다. 난간을 움켜쥐고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. 두근거리는 .. 더보기
벤헤루 -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가 남아 2013. 12. 29. "가여운 녀석." 눈을 내리깐 채 무릎에 고개를 기댄 벤자민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. 그의 상처투성이 손에는 말라 비틀어진 장미 한 송이가 걸려있다. "또 시들었다고?" "네." 벤자민의 뺨을 타고 내려오던 손이 별안간 멈췄다. 벤자민이 웃고 있었다. 어디선가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. 거센 눈보라가 한 번 몰아칠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. "다음번엔 새빨간 장미가 좋겠어요." "그래." 어딘가 모르게 들뜬 그의 목소리에 헤루안은 손을 내렸다. 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접어 줄 필요는 없어. 마음껏 투정 부려봐. 상처는 아물지만, 흉터가 남아. 그 흉터가 어떻게 변할지는 너도 잘 알겠지. 헤루안은 시든 장미를 건네받았다. 가만히 장미를 쳐다보던 그는 가시를 떼어냈다.. 더보기
벤헤루 - 네가 그럴 때마다 난 미쳐버려 2013. 12. 23. 얻어맞은 뒤통수가 깨질 듯이 울렸다. 검을 가지러 간다더니, 내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어디서 뭘 하는 거야. 벤자민 이 녀석. 헤루안은 인상을 찌푸렸다. 그리고 차가운 바닥을 더듬으며 천천히 몸을 추슬렀다. 쩔그럭 소리가 나며 손발에 무언가가 묶인 듯 무거웠다. 누군가의 발소리가 울리고 그의 눈을 가린 붕대가 콧날을 스쳤다. 조심스럽게 눈을 뜬 그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. "안녕. 부단장님." "벤자민?" "솔직히 잘 모르겠어요. 부단장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. 내 진심도 모르겠고." 벤자민은 헤루안의 앞에 쭈그려 앉아 턱을 괬다. 무표정하던 그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꽃이 피었다. 반달 모양으로 휜 그의 눈을 바라보던 헤루안은 눈빛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다. 무의.. 더보기
벤헤루 조선AU 잠입수사 편집/ㅁ|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. 더보기